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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남일보] 위험한 '우유주사' 위성준
12-10-24 08:42

광남일보

[의료칼럼] 위험한 우유주사

2012.10.23 16:00
동아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이경호


지난 2009년 마이클 잭슨이 '프로포폴' 오남용으로 사망하게 된 후 진정요법이나 정맥마취에 쓰여왔던 약물이 유명세를 타면서 그 위험성 또한 알려지게 됐다. 현재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다.

최근 프로포폴과 관련된 사망사고가 하나 둘 터지고, 연예계에서도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해 수사기관의 대대적인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속칭 '우유주사' 프로포폴은 물에 잘 녹지 않아 콩기름, 글리세롤, 난황 레시틴(lecitin)으로 만든 유탁액(emulsion) 형태로 제품화 된다. 프로포폴은 강알칼리성이기 때문에 주입 시 혈관을 통해서 주사하고, 혈관 밖에 주사하면 통증 유발은 물론 심할 경우 조직이 괴사될 수도 있다.

프로포폴은 신속한 수면유도와 빠른 회복(5~10분)뿐만 아니라 숙취현상 없이 깨어나고 구토억제 효과도 있어 이상적인 정맥마취제의 특성을 두루 갖고 있다. 때문에 마취 유도뿐 아니라 마취유지, 내시경 등 각종 시술 및 중환자 관리, 외래 마취 등에서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

프로포폴의 사용 빈도가 증가함에 따라 오남용이나 의존에 대한 사례도 증가, 이에 관련된 연구도 발표되고 있다.

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동물실험에서 종에 따라 프로포폴에 의존성을 보이는 경향도 있으며, 지원자를 대상으로 한 인간실험에서도 50%가 프로포폴을 선택했는데 기분이 좋아지는 느낌 때문이었다. 또 플라시보(가짜약)를 선택한 사람들은 프로포폴로 나타나는 효과를 피해서 자극이 덜한 것을 선택했다는 결과도 나왔다.

이는 동물 혹은 사람에 따라 프로포롤에 의존성을 보일 수 있다는 추측을 가능하게 한다.

병원에서 쓰이는 프로포폴, 펜토탈 소듐 같은 정맥마취제를 비롯해 벤조다이아제핀계 진정제, 정신과 치료목적의 각성제, 수면제, 통증조절에 쓰이는 아편양제제 등 많지만 정맥마취제 계열의 약물은 발현시간이 빠르고 호흡계와 심혈관계를 갑작스럽게 억제시키기 때문에 강력한 자극을 주지 않거나 의료인이 호흡을 보조해주지 않으면 무호흡으로 인해 사망할 수 있다.

특히 프로포폴은 저산소성 호흡유발을 억제하고 과탄산혈증에 대한 호흡반응도 억제해 무호흡의 지속시간이 길고 심한 경우 일시적 심정지도 보이는 등 심혈관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커 주의를 요하는 약물이다.

프로포폴로 사망한 사람의 부검 소견을 보면 무호흡의 결과로 나타난 폐부종과 함께 빈도가 적기는 하지만 출혈성 췌장염소견이 보이기도 한다.

마취통증의학과 농담 중에 '마취제는 보약이 아니다'란 말이 있다. 모든 약이 그렇지만 어쩔 수 없이 필요에 의해 적정량의 약물을 사용한다. 불편함을 유발하는 시술 중이나 수술 중에 환자의 불편과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사용하는 것이다.

마취에 사용하는 약제들은 대부분이 심혈관계를 억제시키며 이를 옆에서 의사가 감시하고 조절하지 않으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또한 약에 대한 민감도는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일정량을 준 후 부족하면 소량씩 증량해 조절해야 한다.

법률이 강제하지 않더라도 프로포폴은 자기가 조절하고 주사할 수 있는 약이 아니다.

일단 약물이 혈관 속으로 들어가 버리면 빼낼 수도 없고 수초 내에 의식을 잃는다. 깨어나게 하는 약도 없다. 안타깝게도 약의 효과가 사라질 때까지 기다릴 뿐이다.

앞으로 이런 천길 낭떠러지 위에서 외줄을 타는 듯한 무모하고 무책임한 상황들이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며 더불어 향정신성의약품의 보다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