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닫기

공지/뉴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위한 준비 [광주일보/심상돈 원장] 동아병원 (관리자)
20-06-24 09:51

2039773394_1592960318.1955.jpg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위한 준비 
2039773394_1592960383.69.jpg
[ 심상돈 동아병원 원장 ]   

코로나19 감염증이 전 세계로 확산되었다. 그리고 아직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미국, 러시아, 남미에서는 더 확산되고 있고 최근 중국에서도 다시 확산의 조짐이 보인다. 방역 전문가들은 제2의 ‘팬데믹’을 조심스럽게 걱정하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겨울철 감기 등 호흡기 질환을 일으킨다. 그 표면에 왕관의 장식 모양 또는 태양의 코로나를 닮은 돌기가 전자 현미경에서 관찰 된다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 이 돌기가 상기도에 달라붙어 감염을 일으키나 가끔은 폐까지 침투하여 폐렴을 일으키기도 한다. 다른 병원균에 의한 폐렴보다는 덜 치명적이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최근 이 돌기 부분의 변형으로 바이러스의 성질이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2010년의 구제역 파동이 최근 10년 동안 반복되었던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병 사태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수많은 소, 돼지가 살처분 되는 충격적인 장면이 연민과 불안의 감정과 함께 공중파를 통해 퍼져 나갔다. 3조 원이 넘는 경제적 피해도 피할 수 없었다. 구제역 파동의 원인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공장식 축산으로 인한 면역력의 감소 때문이라 하였다. 그러나 면역력이 높아도 바이러스 감염증을 피할 수는 없다. 방역의 차원에서는 공장식 축산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공장식 축산을 탓하지 말고 이러한 공장식 축산을 필요하게 했던 우리의 먹고 입는 습관, 특히 과도하게 육식으로 편향되고 음식을 남기고 버리는 일에 무관심했던 먹는 습관을 바꿀 필요가 있다. 미래를 위한 현명한 전환이 필요하다.
 
구제역 파동 후 조류 인플루엔자,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SARS), 중동 호흡기 증후군(MERS) 그리고 지금의 코로나 19로 이어졌다. 눈에 보이지 않는 병원체의 계속되는 전파로 인한 ‘확산과 감염의 공포’가 경제적인 문제로 인한 ‘단절과 빈곤의 공포’와 함께 더 커져갔다.

죽고 사는 일에 먹고 사는 일이 합쳐지니 더 힘들어졌다. 지금의 코로나 바이러스는 이 세상의 또 다른 주인인 동물들의 세상으로부터 사람 세상으로 전파되었고 그 전파의 주체가 사람이라는 점에 이견은 없다. 동물 세상의 바이러스가 사람 세상으로 옮겨오자 신·변종 바이러스로 모습을 바꿔 가며 문제를 일으켰다. 너무 멀리, 너무 깊숙이 그들의 세상으로 접근했다. 그리고 파괴했다. 자연 파괴는 필연적이었다. 개발의 탈을 쓴 무분별한 생태계 파괴는 좀 줄이고 그들과의 거리 두기가 필요하다. 그들만의 세상을 이제는 우리가 안전하게 지켜 줘야 한다.

시간적, 공간적 그리고 정서적 거리 유지에 대해서는 누구나 공감하지만 이런 거리 두기가 오랜 기간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쉬운 일은 아니다. ‘새로운 일상’이라는 표현을 쓰지만 그 누구도 생각해 보지도 그리고 가 보지도 못한 길이다. 반가움과 기대보다는 두려움이 앞선다. 정서적 거리를 가까이해 서로 다독이는 도움이 필요하다. 병원체에 감염된 생명체를 병원체 그 자체와 동일시하여 ‘불가피한’ 거리 두기가 아닌 ‘감정적 혐오’의 거리 두기를 한다면 돌이킬 수 없이 영원히 멀어질 수도 있다. 우리들의 안전, 자유 그리고 자존감을 위해 어렵고 불편하더라도 ‘물리적 거리 두기’와 ‘방역의 원칙’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위한 준비는 중증 환자 치료를 위한 실질적 가용 병상 준비, 그리고 백신과 치료제의 개발이 필수 선제 조건이다.

이와 더불어 착하고 현명한 거리 두기와 ‘코로나와 함께’로의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리라 판단된다.

코로나 확산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기는 어렵다.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되었지만 이번 기회에 세상을 바라보며 숨 고르기 한 번 더 하면 어떨까. 바꾸려고 마음 먹고, 준비하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듯하다.

※ 은펜칼럼은 오피니언 기고 최우수작 수상자의 모임인 ‘은펜클럽’ 회원들의 칼럼을 싣는 코너입니다.